암 임상시험, 할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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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른솔요양병원 댓글 0건 조회 4,599회 작성일 18-12-27 15:27본문
최근 암 임상시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의학의 발달로 새로운 약제나 기기 또는 치료법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임상시험의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의료진과 환자들의 임상시험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긍정적인 관심이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막상 암환자 또는 가족이 임상시험에 참여를 원하거나 권유를 받게 되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안전할까?’ 혹은 ‘무엇인가 다른 부작용이 생기는 것은 아닐까?’ ‘괜히 병을 더 악화시키는 것은 아닐까?’ 등 걱정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암 임상시험, 할까 말까?
암 임상시험 참여를 결정하기 전에 가장 고민해야 할 것은 ‘표준치료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가능성’이 존재하느냐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현재 받을 수 있는 표준치료가 무엇이며, 그 표준치료를 통해서 얻게 되는 이득과 손해 즉, 치료의 목표, 부작용, 비용, 시간 등을 따져보아야 한다. 그 후에 임상시험 참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과 손해는 또 무엇인지 확인하고 둘을 비교하며 따져야 한다. 때문에 표준치료에 대해서는 의료진에게, 그리고 임상시험은 진행 연구진에게 물어 정보를 확보하고 충분히 비교할 것을 권한다.
그러나 임상시험의 치료법(약, 치료 기기 등)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방법이므로 표준치료와 단순비료를 통해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이득과 손해’에 대하여 연구진과 상의한다는 표현이 보다 맞는 표현이다. 이것은 임상시험 자체가 가지고 있는 근본적 한계이다. 그러므로 환자와 그 가족들의 ‘가능성’의 유무를 반드시 평가해야 한다. 불확실하지만 가능성이 있다면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다. 다행히 최근 임상시험이 발전하면서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이런 불확실성의 한계가 줄어들고 있다. 다시 말해,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앞으로는 더욱 그 오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암 임상시험, 어떤 단계가 있나?
다른 임상시험이 그러하듯 암 임상시험 역시 몇 가지의 단계를 거친다. 보통 4단계로 이루어지며, 임상시험을 시작하기 전에는 암세포주와 동물들에 이루어지는 전임상시험 단계가 있다.
제 1상 임상시험은 새로운 약제나 의료기기를 사람에게 처음으로 적용하는 단계다. 안전성에 있어서 불확실한 단계이므로 안전성(safety)을 살펴보는 것을 주목적으로 한다. 또한 인체에 가장 안전하면서 효과적일 수 있는 최적 용량을 결정하는 것도 1상 임상시험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제 1상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환자 수는 보통 20~30명 내외로, 처음 사람에게 적용하는만큼 어느 단계의 임상시험보다도 의료진의 각별한 주의와 관찰을 받게 된다.
제 1상 임상시험은 안전성 확인이 주목적이므로 최소용량부터 점점 용량을 올리게 된다. 그러므로 낮은 용량에서는 안전하지만 효과를 볼 가능성이 적다. 반면 용량이 높아지면 효과를 볼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더불어 이상반응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그러므로 전통적으로 제 1상 임상시험의 경우, 표준치료가 없거나 표준치료의 효과가 낮은 피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최근 분자표적치료제의 임상시험의 경우, 표적을 가지고 있는 특정 환자군을 대상으로 시험이 시행되므로 과거보다 높은 효과와 낮은 이상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가 된다.
제 2상 임상시험은 제 1상 임상시험을 통해서 안전성과 용법, 용량이 정해진 약제나 기기의 효과(efficacy)를 본격적으로 살펴보는 단계이다. 또한 이전 1상 임상시험에서 확인되지 않은 이상반응에 대해서도 함께 살펴본다. 사실, 이상반응은 느리게 나타날 수도 있고 전혀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엉뚱하게 나타날 수도 있기 때문에 1상 뿐만 아니라 모든 단계의 임상시험에서 끊임없이 살펴봐야 한다. 2상 임상시험에서는 보통 약 50~100명 이내의 피험자가 참여하는데, 구체적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특정 암종이나 병기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폐암 환자만 피험자가 되어 폐암에 효과를 나타내는지 확인하거나, 4기 환자들에게만 사용해서 전신에 퍼진 종양이 줄어드는지 보는 식이다. 때론 안전성을 확인하는 제 1상 임상시험과 효과를 확인하는 제 2상 임상시험이 같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1상과 2상 임상시험을 통해 새로운 약제의 안전성과 효과가 어느 정도 입증이 되었다면, 이제는 표준 약물 또는 치료법과 비교하여 얼마나 더 뛰어난지, 또는 어떤 점이 더 나은지를 살펴보는 제 3상 임상시험을 시행한다. 실제로 많은 치료법과 신약들이 3상 임상시험에서 탈락하다. 안전하고 효과가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더라도 기존의 표준치료에 비해 장점이 없다면 굳이 상품으로 개발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 3상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우월하거나, 부작용이 적거나, 또는 치료법의 편의성이나 경제성이 높은 경우 새로운 표준치료로 자리를 잡게 되며, 항암제의 시판 또한 허용된다. 3상 임상시험은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며, 이에 따라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제 4상 임상시험은 ‘시판후조사’라고도 하는데, 제 3상 임상시험을 통하여 시판이 허용된 후 실제로 임상에서 쓰여지는 동안 발생하는 부작용 등을 살피는 임상시험이기 때문이다. 장기간의 안전성을 살피는 것이 목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시판후조사’ 외에도 제 4상 임상시험에는 이전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없었던 환자군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임상시험도 포함되어 있다. 가령, 일반적인 임상시험에서는 참여가 제외되었던 간기능 또는 신기능이 저하된 환자군도 제 4상 임상시험에는 피험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임상시험, 나도 대상이 될 수 있을까?
그럼 임상시험에 참여는 어떻게 할까? 원칙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힌 환자가 피험자가 된다. 환자 스스로 임상시험을 찾아 신청하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은 의료진이 환자에게 권하는 경우가 많다. 표준치료로 한계가 있거나, 혹은 환자의 상태가 좋아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을 때 의료진이 권한다.
그러나, 임상시험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해서 모두 피험자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임상시험에 참여하고자 하는 대상이 있을 경우, 의료진·연구진은 대상자의 나이, 성별, 질병의 상태와 유형, 이전의 치료이력, 그리고 기타 건강상태 등을 기초로 적합성을 판단한다. 그렇게 해서 참여가능 판정을 받은 피험자는 임상시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자발적 참여 의사를 밝힌 서면동의서를 작성한 후에, 신체검사, 혈액검사 등 사전검사를 통해 임상시험에 적합한지를 한번 더 확인을 받는다. 이러한 사전검사 결과에서 적절한 피험자로 결정되면 비로소 임상시험에 피험자로 참여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피험자는 임상시험 중이라도 언제든지 자의로 임상시험 참여를 철회할 수 있다. 또 피험자에게 위험이 발생하거나 연구자가 판단하기에 임상시험에 부적절하다고 생각되면 역시 참여가 중지될 수 있다. 그리고, 피험자가 임상시험에 대해 질문이나 불만사항 등이 있다면 언제든 연구자에게 문의하거나 혹은 각 병원마다 마련된 피험자보호센터 혹은 임상연구심의위원회 등에 연락을 통하여 구제받을 수도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암 임상시험, 할까 말까 (암 알아야 이긴다, HID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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